특집기사: 수석무용수 티파니 린
매그니피상스 매거진 (Magnifissance Magazine)은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중국어와 영어로 발행되고 있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잡지이다. 매그니피상스는 동서양 두 전통에 담긴 아름다움과 품격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공유함으로써 동서양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매그니피상스는 이번 호에서 션윈 수석무용수 티파니 린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티파니 린은 2009년부터 션윈과 함께 하고 있다. 2014년 NTDTV 주최 국제 중국 고전무용대회 성인 여자 부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같은 대회 주니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매그니피상스 특집 기사: “션윈 수석무용수 티파니 린, 진실한 감정에서 신성한 의미까지 중국고전무용 동작의 의미를 해석하다”
20년 전 한 어린 대만 소녀가 꿈을 꿨다.
꿈 속에서 소녀는 하늘로 날아 올랐고 밝은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구름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선녀들을 보았다. 춤에서 광채가 났고 따스함이 느껴졌다. 소녀는 꿈에서 “같이 춤을 추고 싶어요”라고 외쳤다.
2008년 소녀의 소원이 이뤄졌다. 어린 소녀였던 티파니 린은 고향인 대만 난터우를 떠나 뉴욕으로 향했다. 션윈예술단에 합류해 전문 무용수가 되기 위해서였다. 션윈에서 린이 하고 있는 중국고전무용은 그녀가 어린 시절 꿈에서 본 무용을 생각나게 했다.
10년 후 린은 션윈 투어를 하며 1,000회 넘는 공연을 했다. 션윈의 가장 어린 무용수에서 베테랑 수석무용수가 되는 동안 린은 수많은 시험을 마주 했고 삶과 무대 모두에서 성숙해져 갔다.
눈이 멀었지만 이제 볼 수 있어요
무용수로 성장하면서 린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춤을 추는 법을 배웠다. 특히 감정선이 복잡한 인물을 그려낼 때 이 점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선과 악 Goodness in the Face of Evil, 2019>이라는 짧은 무용극은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파룬궁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에서 탄압 받아 온 명상 수련법이다. 무용극은 한 인물이 보여 준 용기와 인내를 그리고 있었다. 작품에 나오는 소녀는 파룬궁 수련을 한다는 이유로 가혹행위를 당하고 감옥에 내던져졌다. 결국 감옥에서 인체 장기로 돈벌이를 하는 이들에 의해 각막을 적출 당하게 된다.
“강제노동수용소에서 풀려났을 때 소녀는 이미 눈이 멀어 있었어요.” 린은 그 장면을 설명해 줬다. “저는 눈가리개를 하고 있어서 무대에서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어요. 제가 더듬 거리며 걷다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저는 소스라치며 도망치려 했죠. 하지만 그 분은 바로 저를 데리러 온 어머니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린은 그 캐릭터를 동료 무용수들과는 다르게 해석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른 무용수들은 그 장면을 눈 먼 소녀와 어머니가 울면서 서로를 껴안는 모습으로 그렸다면 린은 어머니에게서 도망쳐 홀로 슬퍼하는 모습으로 연기했다.
“참되고(真), 선량하고(善), 인내하라(忍)는 것을 자신의 신념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소녀 자신이었어요.” 린은 파룬궁이 가르치는 세 가지 원칙을 언급하며 말을 이었다. “저의 캐릭터는 타인을 배려하는 인물인데, 어머니도 배려할 분이었죠. 소녀는 눈 먼 자신이 가족에게 부담이 될 것을 알고, 또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거에요. 이런 감정에 압도되어 소녀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홀로 슬퍼하는 거죠. 어둠 속에서 절망적으로 울면서요.” 린이 무대에서 이 부분을 연기할 때마다 린은 진정 소녀의 고통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나중에 무용극 속 소녀는 집으로 돌아가 다시 파룬궁 수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기적이 나타났다. 그녀의 시력이 돌아온 것이다.
“매번 무대에서 이 무용을 연기할 때마다 저는 마음 속에서 신들에게 제 눈을 고쳐 주기를 기도했습니다.” 린은 말을 이어갔다. “배경 음악을 듣다 보면 멜로디가 다른 차원에서 왔다고 느껴졌어요. 음악이 저에게 말을 걸며 제 영혼을 위로했죠. 저는 마치 한 줄기 빛이 제 마음을 비추는 것처럼 다시 눈물을 터뜨렸어요. 그 빛이 제 눈을 비추고 서서히 제가 어둠 속에서 나와 밝은 데로 갈 때까지 인도하는 것이었어요.”
마침내 눈을 덮었던 가리개를 벗었을 때 린은 관객들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곤 했다.
“중국 고전무용은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는 무용입니다. 내면이 드러나는 무용이죠. 마음에서 우러나와 신체 동작이 마음을 따르는 것이지요.” 린은 밝혔다.
“그래서 무용수들이 진심으로 공연을 하면 그 표현력과 호소력이 아주 강하고 국가와 문화의 경계를 허물 수 있게 됩니다.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스토리를 이해하고 무용을 통해 표현되는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는 거죠.”
탄압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 그리고 캐릭터가 지닌 선량한 마음과 효심에 대한 이해가 그녀의 동작과 무용을 이끌었던 것이다. 이런 진실한 감정적 연결에서 린은 진정 아주 넓은 감정의 폭을 표현하고 그 캐릭터가 지닌 희망과 절망을 그려낼 수 있었다.
“훈련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시죠. ‘손과 시선이 바른 위치에 있으면 마음도 바른 위치에 있게 마련이다. 그때 비로소 완벽하고 아름다움 무용 동작이 나온다’.”
새로운 장, 새로운 도전
지난 10년 간 린은 뉴욕 소재 NTDTV가 주최하는 국제 중국 고전무용대회에서 두 번 1위를 차지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션윈 투어 포스터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루 2회 공연이 잦고 5개월 동안 1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션윈 투어 일정 동안 린은 참고 견디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최근 새로운 환경과 도전 속에서 이 내적 강인성을 한번 더 시험받는 느낌이었다. 린은 중국 고전무용 예술석사를 취득하기 위해 페이톈예술대학 대학원에 입학했고, 현재 오프 시즌 동안에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무용 분야를 대학원 과정에서 전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용이 추상적 예술이기에 글로 무용을 표현하는 일이 어려웠다. 또한 참고 자료로 삼을 만한 중국 고전무용에 관한 옛 문헌들이 많지 않은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무용을 배울 때 못지 않은 의지를 필요로 하지만 린은 중국 고전무용이라는 예술 형식을 문서화하는 작업이 자신이 맡은 사명이라고 믿고 있다.
“션윈의 사명은 신성이 깃든 5천 년 문화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린은 설명했다. “미래 세대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연 형태 뿐 아니라 텍스트와 학문 형식으로도 이를 전달해야 합니다.”
곧 션윈 무용수들이 다시 투어에 오른다. 린은 자신과 동료들이 세계 곳곳의 관객들에게 감동스러운 공연을 선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희에 대한 요구는 매년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 무용 동작이 더 유연하고, 더 둥글고, 더 완벽할 것을 요구하죠. 모든 무용 작품마다 제 자신을 녹이고, 동작과 기술을 완벽히 익히고, 음악을 이해하고, 무용에 대해 늘 생각하며 깊이 있는 해석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