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이 가장 빛나는 밤: 션윈의 중추절 맞이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명절 — 재회의 기쁨, 동심의 즐거움, 그리고 월병
매년 가을 한중간이면, 션윈(Shen Yun) 공동체 전체가 리허설을 잠시 멈추고 하루 동안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시간을 만끽합니다. 동아시아와 전 세계 약 20억 명의 사람들과 함께, 수세기 동안 이어져 온 전통 명절인 중추절(Moon Festival)을 기념하는 것입니다.
중국 전통에 따르면, 가을 한가운데 달은 가장 둥글고 밝게 빛난다고 합니다. 음력 8월 15일이 바로 그날이지요. 올해의 추석 보름달은 10월 6일에 떠오릅니다. 뉴욕 드래곤 스프링스(Dragon Springs)에 있는 션윈 본부에서는 그날이 특별한 하루가 됩니다.

이 날의 시작은 평소와 달리 정해진 일정이 없습니다. 션윈의 무용수, 음악가, 제작진이든, 페이톈예술학교(FEI Tian Academy of the Arts)나 페이톈대학(FEI Tian College)의 학생이든, 행정 직원이든, 의상 디자이너나 웹 작가이든 — 누구나 불교양식의 건물 정원을 거닐거나 맞은편 언덕의 단풍을 감상하며 아침을 보낼 수 있습니다. 혹은 저녁 공연을 위해 익살스러운 의상을 마지막으로 손보는 중일지도 모르죠.
오후 늦게는, 드래곤 스프링스의 모든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성대한 만찬을 즐깁니다. 이때의 중추절은 마치 아시아의 추수감사절처럼 느껴집니다. 가족과 친구가 모여 정을 나누는 시간이지요.
많은 션윈 단원들에게 드래곤 스프링스는 단순한 ‘두 번째 고향’을 넘어섭니다.
"무용단 친구들은 제게 자매이자 가장 친한 친구들이에요." 션윈 무용수 신디 차이(Shindy Cai)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의 웃음과 배려, 따뜻한 마음 속에서 저는 제 두 번째 가족을 발견했어요."
"밝은 달이 바다 위로 떠오르면(海上生明月),
천지 끝에서도 이 순간을 함께 나누네(天涯共此時)."
- 7세기 당(唐)나라 시인 장구령(張九齡)
우리 공동체의 많은 이들에게 션윈은 진정한 ‘새로운 가족’입니다. 실제로 조사 결과, 92명의 예술가가 중국 내 박해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이는 고문으로 아버지를 잃었고, 어떤 이는 어머니가 장기간 감옥에 수감되었으며, 또 어떤 이는 어린 시절 중국을 탈출해야 했습니다. 그들 중 누구도 지금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을 만날 수 없습니다.
"타향에 홀로 살아 외인이라(獨在異鄉為異客),
명절날엔 가족 생각 두 배로 사무치네(每逢佳節倍思親)."
- 당(唐)나라 시인 왕유(王維)
그러나 식당에서 그들을 본다면, 이런 아픔은 전혀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친구들과 둥근 식탁에 둘러앉아, 떠들썩한 웃음 속에 끊임없이 음식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은 하루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식사 후에는 션윈 단원들과 페이톈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공연이 이어집니다.
첫 무대는 중국고전무용 테크닉 쇼케이스(Classical Chinese Dance Technique Showcase)입니다. 각 분야의 최고 스타들이 자신만의 대표 기술을 선보이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 농구로 치면 슬램덩크, 야구로 치면 홈런 한 방, 축구로 치면 패배를 막아낸 수문장의 결정적 순간처럼 말이죠. 그것을 무용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이 쇼케이스입니다. 작년 공연 영상만 봐도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자유롭고 유쾌한 무대가 이어집니다. 무용수들이 안무가로 변신하고, 음악가들이 춤을 추며, 무대감독이 노래를 부르고, 가수가 우주복을 입기도 합니다. 중추절 공연에서는 공룡, 토끼, 심지어 말하는 월병(月餅)까지 등장했습니다. 기발하고, 엉뚱하며, 해방감으로 가득한 무대입니다.
밤이 깊어가면, 모두가 야외 정자(pavilion)로 나가 수천 개의 월병이 놓인 테이블을 마주합니다. 아몬드 월병, 팥소 월병, 타로 월병, 노른자 월병까지 — (맞아요, 달콤한 반죽 속에 삶은 노른자가 들어있어요. 중국인들에게는 별미이지만, 처음 맛보는 사람들은 호불호가 갈립니다.)
어떤 이들은 월병을 들고 등불이 걸린 곳으로 향합니다. 등불 아래에는 수수께끼가 달려 있고, 맞히면 작은 선물이 주어집니다. 또 다른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며, 잠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이 밤의 달은 1년 중 가장 밝게 빛나고, 산 위의 하늘이 맑을 때 그 달을 바라보면 시간과 공간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오늘의 사람은 옛날의 달을 볼 수 없지만(今人不見古時月),
오늘의 달은 옛사람을 비췄었네(今月曾經照古人)."
- ‘시선(詩仙)’이라 불린 당(唐)나라 시인 이백(李白)
이렇듯 우리는 보름달을 바라보며, 멀리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지금 이곳에서 함께하는 공동체를 더욱 소중히 여깁니다. 달을 보면 묘하게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모두 떠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월병을 고르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