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수석무용수 미셸 리안
매그니피상스 매거진 (Magnifissance Magazine)은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중국어와 영어로 발행되고 있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잡지이다. 매그니피상스는 동서양 두 전통에 담긴 아름다움과 품격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공유함으로써 동서양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매그니피상스는 이번 호에서 션윈 수석무용수 미셸 리안에 대한 특집 기사를 실었다. 미셸 리안은 2013년부터 션윈과 함께 하고 있다. 2018년 NTDTV 주최 국제 중국 고전무용대회 성인 여자 부문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14년과 2016년에는 같은 대회 주니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매그니피상스 특집 기사: ‘무용수 미셸 리안, 아름다움의 경지를 말하다
“많은 작은 일들이 모여 아름다움에 대한 저의 생각이 만들어졌어요.” 션윈 수석무용수 미셸 리안은 세계 정상급 중국 고전무용 무용수 중 한 사람이다.
리안에 따르면 중국 고전무용에서는, 예를 들면, 무용수들이 만트라, 즉 연화지(蓮花指)라는 연꽃 모양 손자세를 하는데, 아주 간단한 손자세인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용수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준다고 한다.
“손가락을 약간 올리느냐 내리느냐 이 작은 차이가 자세를 변화시키기도 해요.”
리안의 말에 따르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손가락 하나가 조금 더 높거나 또 좋게 보인다는 것은 무용수의 윈(韻)을 반영하거든요.” 윈(韻)은 무용수가 지닌 내적 풍모라고 한다. 무용수의 윈(韻)이 손과 심지어 손가락의 정확한 위치를 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윈(韻)은 온유하고 선량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볼 때 편안한 감이 느껴져야 해요.”
하지만 이런 아름다움의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다.
“단 1초 동안 어떤 동작을 완벽하게 해낸 무용수를 볼 때 정말 감동스럽죠. 그 순간을 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았을 지 알기 때문이에요. 바로 만 번을 넘게 연습을 했다는 것을 보여 주거든요.”
리안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다양한 측면과 다양한 층을 지닌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름다움의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들의 마음에 긍정적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어떤 것이에요.”
무용수 미셸 리안과 함께 배우는 아름다움의 비법
“제 자신이 아름답다고 느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었거든요. 아름다워지기 위해서는 시간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리안은 자신감이 아름다움의 주요한 요소라고 본다.
“누군가의 춤을 볼 때 무용수의 자세나 동작이 아주 멋지지만 자신감이 없으면 뭔가 빠진 느낌이 들어요.”
리안은 처음 수석무용수로 발탁되었을 때 자신이 과연 자격이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리허설 동안에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불안과 두려움을 대면하고, 자신을 향상 시키고, 춤을 출 때 그런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작품 <노란 꽃 Yellow Flowers>은 리안이 처음 수석무용수로 발탁된 작품으로, 동작이 간단하고 기술적 요구가 적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용이 지닌 내면의 느낌이었다.
“마치 제 피부가 미소 짓듯이 얼굴에 미소를 지었어요. 하지만 무용이 완벽하게 보이도록 템포에 신경 쓰고 다른 무용수와 동작 맞추는데 신경 쓰며 초조해 했죠. 그런데 중국 고전무용에서는 더 깊이에서 내면에 있는 것을 표현해 내야 해요.”
동료들은 리안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점을 볼 수 있었다. 투어를 떠나기 전 한 리허설에서 리안은 다른 베테랑 무용수들이 리안을 배려하기 위해 특별한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모든 동작을 할 때마다 저를 더 돋보이게 하려고 자신들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어요. 무용 하는 내내 오직 저를 생각해 주었던 것이죠. 저를 수석무용수답게 만들기 위해 이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지 그제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동료들의 지지를 본 순간 리안은 달라졌다.
“저 자신이 자신감을 찾은 것이 아니라 제 동료들이 저에게 자신감을 주었어요. 그 리허설 이후 제 뒤에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하지만 리안은 곧 또 하나의 시험을 마주하고 스스로 내면의 힘을 찾아야 했다.
이타심이 만든 자신감
2년 전 리안은 <연꽃 선녀 Lotus Fairies>라는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투어 중이었다. 그녀가 맡은 역은 아름다운 연꽃 선녀였다. 이 역할은 뒤로 젖히기 같은 허리의 유연성과 도약 등 많은 기술 동작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리안은 허리를 다쳐 뒤로 젖히는 동작을 능숙하게 해 낼 수가 없었다.
“걸을 때조차 아팠어요.” 리안은 그 때를 회상했다. 허리 통증은 시즌에서 가장 바쁜 2주 동안 계속되었고 리안은 하루에 2회 공연을 하곤 했다.
“공연 때마다 불안했어요. 관객들은 무슨 일인지, 제가 얼마나 불편한지 알 길이 없잖아요. 하지만 관객에게 책임을 다 해야 하지요. 그 순간이 바로 제가 해야 하는 바를 알게 된 때에요. 그냥 해내야 하는 거죠.”
공연 사이 사이 미셸 리안은 가끔은 절룩거리며 다녀야 했다. 고통이 극에 달할 때면 리안은 관객과 자신을 제외한 모든 다른 이들을 생각하곤 했다. “그것은 제가 어떻게 느끼느냐를 버리는 것이었어요. 저는 한 사람에 불과하죠.” 리안은 오케스트라, 동료 무용수들, 무대 뒤에서 일하는 팀원들, 홍보 담당자들, 그리고 션윈을 보기 위해 티켓을 산 수천 명의 관객을 생각하곤 했다.
“제가 만약 개인적 감정을 무대에 가지고 갔다면 관객들은 분명히 알아챘을 것이고 무척 불편하게 느껴졌을 거예요.” 리안은 말을 이어갔다. “그 실망감은 그 순간 제 신체적 고통보다 훨씬 컸을 것입니다.”
리안이 이런 마음 자세를 갖자 음악이 시작되고 무대에 올라선 순간 고통이 사라지곤 했다. 무용을 마치고 나면 고통이 다시 찾아오곤 했다.
“그 시기에 제가 공연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기적이었어요.”
고통 속에서 공연을 했던 2주가 지나자 무용에 대한 리안의 생각은 완전히 변했다.
“몸이 완벽한 상태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어요. 중요한 것은 바로 마음 자세입니다.”
“자신감은 진실함의 여러 층 중에 하나입니다. 바로 내면에서 오는 것이죠. 자기 내면을 보여줄 만큼 자신감 있고 싶다면, 그 만큼 그 내면이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진실하고, 충분히 선량해야 하는 것이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승화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