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분월(嫦娥奔月)
후예(后羿)가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는 ‘산해경(山海經)’과 ‘회남자(淮南子)’에서 볼 수 있다. 전설에 따르면 요(堯)임금 시대에 하늘에 10개의 태양이 나타나 강과 바다가 마르고 풀과 나무가 메말랐으며 각종 괴수들이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이 10개의 태양은 본래 모습은 모두 삼족오[三足烏 다리가 세 개 달린 신조(神鳥)]로 천제(天帝)의 아들이었다. 천제는 하계(下界) 중생들이 도탄에 빠진 것을 보고 후예를 세상에 내려 보냈다. 예가 활을 이용해 9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고 또 사람을 잡아먹는 각종 괴수들을 죽이자 대지는 다시 생기를 되찾고 백성들도 편안히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
천제는 원래 예를 보내 자신의 아들들에게 교훈을 주려 했으나 예는 오히려 10명의 아들 중 9명을 쏘아 죽였다. 비록 만백성을 구원하긴 했지만 방법이 적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천제는 후예의 선적(仙籍)을 박탈하고, 아내 항아와 함께 인간세상으로 쫓아냈다.
후예의 아내 항아(嫦娥)는 세속에서 살면서도 늘 천상의 생활을 동경했다. 후예 또한 모든 인간의 운명인 죽음을 피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천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마침내 후예는 천신만고 끝에 서왕모(西王母)를 찾아가 선약(仙藥)을 구해왔다. 서왕모는 후예에게 약을 주면서 두 사람이 나눠먹으면 불로장생할 수 있고 한 사람이 혼자 먹으면 하늘을 날아올라 신선이 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항아는 혼자 선약을 먹고는 월궁(月宮)으로 날아갔지만 그곳에서 줄곧 고독하게 살아야 했다. 후예는 속세에 남았다.
션윈무용극 ‘항아분월’은 바로 이 전설을 소재로 한다.
2011년 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