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평화
최근 하던 일을 멈추고 심호흡한 때가 언제였던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적은? 고요히 명상에 잠겼던 적은?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서, 어떤 땐 정말 필요한 것이 다름아닌 내면의 평화일 때가 있다.
고대 중국인들은, 그 사람의 예술 수준은 기교만이 아니라 마음 상태로도 결정된다고 여겼다. 생각이 깨끗할수록 예술이, 음악과 무용이 순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가 그림 그리기 전에, 무용수들은 공연 전에 명상을 하곤 했다. 내면의 평화에 도달하면 사상적 승화와 함께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오늘날 어떤 운동선수들이 말하는 ‘무아지경(in the zone)’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별도로 가지곤 하다. ‘젠(禪) 마스터’란 별명으로 유명한 농구감독 필 잭슨은 내면의 평화에서 얻은 저력으로 11차례나 NBA 우승을 이끌었다. 의사 중에도 일과 시작 전 명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조용히 앉아 잡념을 정리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 시푸의 말 “내면의 평화가 있으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처럼, 내면의 평화는 실로 강력하다.
‘쿵푸팬더2’에서는 중국 전통문화에서 나온 개념으로, 시푸(사부)가 포(주인공 판다)에게 ‘내면의 평화’를 가르친다. 마음과 정신이 조용한 상태로, 여기에 도달하면 우주의 운행 메커니즘을 운용할 능력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포는 시푸의 가르침을 무시한 채 악당 셴(중국을 정복하고 쿵푸를 파괴하려 함)을 막기 급급해 무작정 돌격했다가, 집중력이 떨어져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나서야 자신이 무엇 때문에 괴로웠는지 찾게 됐고, 내면의 평화를 얻는다. 이제 고통의 속박에서 벗어나 순수한 마음에 도달한 포는 셴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둔다.
션윈 예술가들도 다르지 않다(식단은 좀 다르겠지만). 악당들과 싸우느라 시간을 보내지는 않지만, 많은 단원이 매일 명상한다. 이 평온함은 우리의 공연 예술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미덕은 바로 마음 깊숙한 데서 우러나오는 평화다. 선조들을 교훈 삼아, 우리는 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공연하기 위해 스스로 마음을 닦는다. 이로써 전체 공연자가 서로 간에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옛사람들이 말했듯이, “사람의 마음을 고양하는 것이 예술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내면의 평화는 고대의 개념일지 몰라도 오늘을 사는 모든 이에게 확실히 적용될 수 있다. 판다부터 무용수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도 더 좋은 하루가 될 것이다.
브라이언 니에 (Brian Nieh)
션윈순회예술단 음향기술자
2012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