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오버를 하며 손수건 던져 잡기
손수건을 이용한 무용은 공연할 때마다 가장 인기 있는 작품에 속한다. 아무래도 무대가득 생기발랄한 손수건 색상이 넘실대고, 손수건을 팽그르르 돌렸다 휘두르고, 또 던졌다 받는 동작이 있기 때문이리라.
지난 시즌에 무대에 올랐던 작품은 ‘손수건 춤’이었고, 그전에 내가 공연했던 작품은 ‘봄이 벌써 왔네’였다. 최근의 이 두 작품 모두 ‘손수건 던져 잡기’라는 특유의 아주 스릴 만점 테크닉이 이용됐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테크닉은 손수건을 공중으로 던져 부메랑처럼 다시 돌아오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공연에서 수행해야 할 동작 중 가장 힘들고 난도 높은 것에 포함된다. 되돌아오는 손수건을 낚아채기 전에 워크오버만 안 해도, 그렇게 어렵기만 한 테크닉은 아니다.
사실 워크오버가 있더라도 재빨리 할 수 있으면서 손수건을 던지는 각도가 일정하도록 잘 훈련되어 있다면 또, 성공이 그리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그런데 정작 까다로운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라이브 오케스트라에 맞춰야하고, 조명 때문에 눈이 부시며, 관객 앞이라 심장이 고동치고 손바닥에 땀이 흥건하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든 던지는 각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기
그럼 워크오버부터 알아보자. 워크오버(walkover)란 사실 무언가를 걸어서 넘어가는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기본적으로 워크오버는 물구나무를 서면서 다리를 앞뒤로 일자가 되게 벌리는데, 한 발을 먼저 땅에 닿게 하고 나머지 다리도 따라 내리면서 몸을 일으켜 세운다. 등을 뒤로 구부려서 180도를 이룬 다리가 마루에 닿도록 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동작은 아니다.
손수건을 낚아채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대 담당자들이 우리가 연습하는 모습을 바라보느라 멈춰 선 경우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들은 보통 깜짝 놀란 표정으로 동료에게 가서는 이렇게 말한다, “밥, 너도 해볼래?”
성공의 키는 던지는 각도에 있다. 투수가 커브볼을 던질 때 공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에 따라 무릎 아래로 뚝 떨어지는 커브볼이 되기도 하고, 행잉커브볼(낙차가 크지 않고 밋밋해 치기 쉬운 커브볼)이 되기도 하듯이, 손수건이 손에서 떠나는 순간에 따라 자신에게 되돌아오기도 하고, 오케스트라에 있는 어느 글로켄슈필 같은 악기 위로 뚝 떨어지기도 한다!
손수건은 허공에 평평하지만 비교적 가파른 각도로 날아오르도록 던져져야 한다. 이래야 부메랑처럼 되돌아 올 수 있다. 물론, 던져놓고 일단 워크오버를 하게 되면, 손수건은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그러면 손수건이 진로대로 날아가고 있겠거니 하고는 얼른 일어나서 찾아 잡아야 한다.
제대로 하려면 얼마나 많이 연습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내 경우는 2010년에 무대에서 처음 공연하기까지, 실패한 횟수 수백 번 빼고, 성공한 것만 대략 1,000번 정도 됐었다. 우리들 중에서 이 테크닉을 했던 이들은 대부분 지금껏 손수건 던져 잡기만 5,000번 이상했는데, 공연 중에서만 수백 번이었다.
하지만 집에서는 따라하지 마시라. 만약 꼭 해보고 싶다면 마당에 나가서 하되, 워크오버 대신 옆으로 재주넘는 것으로 바꿔하고, 손수건 대신 공이나 프리스비 또는 부메랑으로 대체해보라.
또 글로 남겼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주저 말고 알려주시라. 그럼 다음 기회에!
신디 류
Cindy Liu
Principal Dancer
2015년 6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