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겪은 잊을 수 없는 순간 Top5
최근 우리 스케줄이 너무 고되었기 때문에 모두들 게시물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막간의 짬을 이용해 아시아투어 중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지금은 이미 타이완에 있다).
그럼 일본부터 시작하겠다. 아마 최고의 순간 Top 5를 꼽아보면 쉬울 것 같다. 멋진 일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다.
5위: 허니듀 멜론을 마음껏 먹다
듣자 하니 일본에서 허니듀 멜론은 불로장생의 효험이 있는 영약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멜론철이 다가오면 농부들은 각 덩굴에서 가장 잘 자랄 것 같은 멜론만 남기고 나머지 멜론들을 처리한다. 그들은 하나의 멜론에 모든 영양소들을 집중시키는 것이 가장 맛있는 멜론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이 작업을 매우 진지하게 한다. 이렇게 특별하게 자란 멜론은 개당 4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팔린다. 평범한 가게에서 윤기가 흐르는 멜론들이 개당 10만원 정도 하는 것을 발견하고 좀 혼란스러웠다. 네모난 수박, 하얀 딸기를 보면 일본 농부들은 꽤나 괴짜인 것 같다. 흔하게 매일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4위: 일본휴게소
일본 휴게소들은 최고다! 야키토리(닭꼬치), 타코야키, 녹차 아이스크림과 지역 특산물들을 파는 가판대들이 많다. 핸드폰 악세서리 등 고를 것도 많고, 눈 오는 날에 제격인 따뜻한 음료 자판기도 있다. 1년 중 6개월 이상을 도로 위에서 지내다 보면, 좋은 휴게소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
3위: 충성스런 개 ‘하치’
영화 하치 이야기(2009)를 본적 있는가? 주인(리처드 기어)를 잘 따랐던 일본 아키타 개(하치코)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감동적인 영화다.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나로서는 일본 어디서나 이 작은 강아지들을 볼 수 있어 황홀했다.
2위: 미야지마섬
히로시마 인근에 위치함 미야지마 섬은 일본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바다에 떠 있는 오토리이로 유명하지만 다른 할 거리도 많은 곳이다.
섬 안의 모든 역사적인 장소를 둘러보기 위해서 며칠이 걸릴 정도로 미야지마 섬의 규모는 크다. 우리는 시간이 항상 충분하지 않아 대개 눈도장 찍듯 둘러보지만, 올해 두 번째 방문에 나는 그곳에 푹 파묻혀 지내기로 결심했다. 미야지마 섬에 완전 빠진 것이다.
이번에 우리는 한 시간 반 정도 섬에서 자유시간을 가졌다. 걷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폭이 좁은 정장 치마와 무거운 울 코트를 입은 채로 자전거를 빌려 탔다.
그리고 한 미야지마 사슴에 대해 말해보겠다 – 특히 많이 까불던 녀석 말이다. 녀석은 일본인 소녀에게 다가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녀의 편의점 봉투가 마음에 들었는지, 녀석은 봉투를 물어 뜯어 내용물들을 꺼내 들고 달아났다. 그들의 순진한 눈망울에 속지 마시라—그들은 흉폭하다.
만약 근처에 오게 되면 미야지마 섬에 꼭 가봐야 한다. 맛있고 신선한 문어 구이, “보물 상자”같은 가판대들이 널려 있는 이 곳은 무척 사랑스러운 장소다.
1위: 의사소통의 어려움
나는 일본에서 보낸 둘째 날,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서 지폐를 바꿀 때 처음으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었다.
몇 년 전, 우리 그룹의 다른 멤버인 밥도 고액권을 잔돈으로 바꾸기 위해 프런트 데스크에 갔었다. 밥은 지폐를 꺼내며 프런트 직원에게 잔돈으로 바꿀 수 있는지(break a bill) 물었다. 프런트 직원은 방금 들은 말이 믿기지 않는 듯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지폐를 찢는다고요?”라고 물으며 종이를 찢는 시늉을 했다. 밥 또한 직원의 행동에 놀라면서 “아뇨,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부인했다. 이어서 “큰 돈을 작은 돈으로 나누는 거요.”라고 하자, 프런트 직원은 “흠. 돈을 작게?”이라며 또 난감해 했다. 아직도 밥의 말이 돈을 찢어 달라는 의미인 줄 알았던 것이다.
이 일화를 염두에 두고 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채 프런트에 갔다. 내가 다가가자 30대 초반의 직원은 미소로 응대했다. “안녕하세요, 잔돈 좀 바꿔주실래요?” 누가 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직원은 되물었다: “Break(찢는다고요)?” 나는 1만엔 지폐를 꺼내며 다시 잔돈으로 바꿔줄 수 있는지 물었다. 직원은 지폐를 잠시 멍하게 바라보다가, 갑자기 머리에 전구가 켜진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Oh, break, break!(아, 지폐가 파손됐다고요?)” 그는 지폐를 가져갔다.
쉽게 해결될 듯하자 안심한 나는 지폐를 건네주며 일본식 접대에 감동받아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은 서랍을 열어 만지작거리더니 내게 돈을 건넸다. 돈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깜짝 놀라 다시 손을 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빳빳한 새 1만엔 권을 내 낡은 지폐와 맞바꿔 주는 것이었다. 머리가 띵 울렸다. 다시 정신 차리고 5천엔 한 장과 천엔 다섯 장이 필요하다고 세 번을 설명하고서야 제대로 이해한 직원과 함께 웃을 수 있었다.
Seron (Guang Ling) Chau
Dancer and soprano
2012년 3월 26일